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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신천지/하늘나팔소리

한국교회 울리는 故 손양원·옥한흠

한국교회 울리는 故 손양원·옥한흠


 


 “용서하면 용서했지 아들로 삼는다는 말은 무슨 말입니까. 아버님이 그놈을 아들 삼을 것 같으면 나에게는 오빠가 되는 것인데 내 두 오빠를 죽인 원수가 어떻게 내 오빠가 된다는 말입니까. 하늘 아래 이런 일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어요. 그리고 ‘아버지, 제발 이러지 마세요’라며 ‘이렇게까지 하지 않으면 예수를 못 믿느냐’고 아버지한테 소리를 쳤더니 아버님이 그래요. ‘동희야 성경말씀을 자세히 보아라. 성경 말씀에 원수를 사랑하라 했다. 용서만 가지고는 안 된다. 사랑을 하라 했으니 아들을 삼아야 되지 않겠냐?’(영화 ‘그 사람 그 사랑 그 세상’ 중 손동희 권사의 고백)” 

예수가 성경에서 보여준 희생과 낮아짐의 삶을 살지 못하는 오늘날의 목회자들을 향한 따끔한 교훈이 세상을 울리고 있다. 지난달 30일 사랑의교회 창립자인 고(故) 옥한흠(1938~2010) 목사의 일화를 담은 영화 ‘제자, 옥한흠’이 개봉된 데 이어 이달 20일에는 고(故) 손양원(1902~1950) 목사의 일대기를 담은 영화 ‘그 사람 그 사랑 그 세상’이 관객을 찾아왔다. 

옥한흠 목사의 이야기를 담은 ‘제자 옥한흠’은 개봉 보름 만에 관객 2만 4000명을 넘기고 박스오피스 10위권에 진입하는 등 개봉 영화관이 적은 종교 영화치고는 큰 호응을 얻었다. 관객들은 옥 목사가 대형교회를 짓고 호화스러워지는 삶을 두려워했다는 점에 큰 점수를 줬다. 

이번에 개봉된 영화 ‘그 사람 그 사랑 그 세상’에는 고(故) 손양원 목사가 보여준 도저히 사람으로서는 할 수 없을만한 사랑과 성경대로 신앙을 지킨 그의 순교적인 삶이 담겼다. 일반인들과는 차원이 다른 삶을 살고 목숨까지 빼앗긴 그의 이야기는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다큐에서는 1902년에 태어나 1950년에 세상을 떠난 손양원 목사가 보여준 ‘사랑’에 집중한다. ‘한센병 환자의 아버지’ ‘원수를 사랑한 사람’ 등 그를 표현하는 수식은 다양하다. 손 목사는 음성한센병환자촌인 여수 애양원에서 나환자들의 상처에서 피고름을 입으로 빨아내는 등 사랑을 몸소 실천했다. 또한 1948년 여순반란사건 때에는 자신의 두 아들을 죽인 학생을 위해 구명운동을 펼쳐 양아들로 삼아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일제 강점기 때에는 신사참배를 거부해 옥고를 치렀다. 그는 6.25 동란 때에도 피난을 떠나지 않고 나환자들을 끝까지 지키다가 공산당에 체포돼 목숨을 빼앗겼다. 

이 영화는 지난해 KBS가 성탄특집으로 방영한 다큐멘터리 ‘죽음보다 강한 사랑 손양원’에서 다하지 못한 이야기를 담아 93분 동안 상영됐다. 이번 이야기에는 손 목사가 양아들로 삼은 고(故) 안재선 씨의 아들 안경선 목사의 시각도 첨가됐다. 그는 아버지를 용서하고 양아들로 삼아준 손 목사의 ‘이해할 수 없는 사랑’을 이해해보고자 아버지의 흔적과 손 목사의 흔적을 좆아 미국까지 찾아갔다. 

제작진은 손 목사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고령으로 대부분 세상을 떠났기에 증언해줄 사람을 어렵게 찾아 영상에 담았다. 영화에서는 103세를 향수하고 올해 우리 곁을 떠나간 고(故) 방지일 목사의 쟁쟁한 외침도 함께 볼 수 있다. 평양신학교 동문인 그가 본 손양원 목사는 예수의 가르침을 삶에 옮긴 참 신앙인이다.

“예수께서 교회 세우러 오신 거 아니에요. 나를 위해 죽으려고 오셨어요. 그게 예수인데, 예수 믿는 사람은 (예수님처럼) ‘나’는 죽는 거란 말이에요. 그런 것이 신앙의 기본인데 손양원은 그대로 산 사람 아니오.”

나이 23세에 한센병에 걸려 여수애양원에 찾아와 손 목사의 보살핌을 받았던 김판임 할머니는 “(중증 나환자 방에는) 간호사들도 들어가기를 꺼려했어요. 어찌나 흉한지 몸에서 진물이 떨어져 방바닥에 있고 그래도 꼭 들어오셔 가지고 그런 나환자들을 안고 기도했다”면서 “환자 한 명이 다리에 상처가 나서 아무리 치료를 해도 안 나으니까 당신이 입으로 그 상처에다 당신 입을 대서 그 고름을 빨아냈다”고 당시 손 목사의 나환자에 대한 사랑을 회고했다.


손 목사의 삶이 한국교회와 종교계에 귀감이 되는 것은 오늘날 교인들은 물론 성직자조차 이러한 삶을 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리어 해마다 증가하는 성직자들의 도덕적 해이는 경고 수준을 넘었다. 지난 2012년 대검찰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종교인(성직자)이 저지른 범죄(형법·특별법)는 2007년 4413건, 2008년 5123건, 2009년 5409건, 2010년 6809건으로 급격하게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중 20%가 성폭행, 성매매, 사기, 청소년보호법 위반 등을 차지한다는 것 또한 충격적이다. 성폭행의 경우 2007년 43건에서 2008년 59건, 2009년 71건, 2010년 94건으로, 신고하지 않는 사건을 포함하면 이보다 더 심각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순수하게 성경에 기록이 된 교훈을 지키고자 타인을 위해 이기심과 욕심을 버린 손 목사의 신앙이 재조명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치다. 손 목사의 신앙관이 담긴 그의 신앙고백이 신앙인들은 물론 현대인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고 있다. 

“행복해지기를 원하면서 의를 위하여 고통당하기를 꺼리는 자, 땀도 흘리지 않고 눈물도 뿌리지 않고 피도 쏟지 않으면서 많은 행복을 탐욕적으로 원하는 어리석은 자들을 많이 만나는 중에 혹시 내가 그렇게 어리석은 자들 중 첫째가 아닌가 반성해본다. 세상 사람들이 체험하지 못하는 진정한 평안과 기쁨은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기쁜 찬송을 부르는 것이 아니겠느냐. 가난을 사랑하는 아내로 삼고 고통을 선생으로 삼고 자연을 친구로 삼는 생활이 진정 행복하고 기쁜 생활이 아니더냐 (1934년 1월 4일 손양원의 신앙고백 중).”


[자료 출처]
http://www.newscj.com/news/articleView.html?idxno=266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