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에세이] 영원한 봄
미세먼지 가득했던 하늘이 봄비로 맑아진다. 반갑다, 빗방울들이.
온 땅을 돌고 돌아 바다로 흘러간 빗물이 다시 하늘로 올라가 구름 되었다가 이 땅의 만물을 적시러 다시 땅을 찾아온다.
이미 땅을 깨끗게 하고도 또다시 이 땅을 찾아 온 몸을 던지는 ‘비’처럼, 우리를 위해 목숨을 내어주시고도 다시금 우리에게 오신 예수님이 있다.
2천 년 전,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여러 가지 비유로 ‘천국’을 설명해주셨다(마 13장). 당시 예수님은 하나님이 임하신 이 땅의 ‘천국’이었으며, 예수님의 계시(啓示)를 통해서만이 말씀이신 하나님(요 1:1~4)을 바로 알고, 온전히 믿을 수 있었다. 그렇게 제자들은 예수님을 통하여 하나님을 만났고, ‘천국’을 만난 사도들은 자신의 전토와 가정을 뒤로 한 채 하나님의 말씀과 예수님의 약속을 전했다. 예수님은 자신의 피로써 새언약을 맺고 다시 오마 약속하신 후에 십자가를 지셨다. 예수님을 옆에서 지켜보고 그를 따르며 양육 받은 제자들은 세상이 감당치 못할 하늘의 증인이 되어(행 1:8) 온 지구상에 하나님의 말씀과 예수님의 약속을 뿌렸다.
누군가는 십자가에 못 박혔고, 누군가는 돌로 치는 것과 톱으로 켜는 것을 당했고, 또 누군가는 칼에 죽는 것과 희롱과 채찍질을 당하고 옥에 갇혀 환난과 학대를 받아야만 했다(히 11:36~40). 그러나 제자들은 멈추지 않았다. 지구촌 구석구석 예수님의 약속을 전하고 기꺼이 순교하였다.
예수님의 피로 쓴 ‘신약’. 구절구절 눈물로 쓴 사도들의 서신서를 읽어본다. 모든 장마다 예수님과 순교자들의 사무치는 소망이 담겨 있는 계시록도 읽어본다. 우리들이 바친 피와 목숨을 잊지 말라고 신원하는 순교자들의 호소를 듣고 그들이 끝내 다시 이 땅으로 돌아와 우리와 만나리라는 그 애틋한 약속을 마음에 곱게 품어본다.
하나님의 약속이 완성되는 이때, 겨울을 녹이고 봄을 데려오는 봄비처럼 예수님과 순교자들도 다시 이 땅으로 찾아와 영원한 봄을 데려오려는 건가 보다. 사과 씨를 심은 곳에 사과나무 싹이 돋아나듯, 천국 복음의 씨앗이 되어 이 땅에 심긴 예수님과 순교자들은 오늘날 ‘천국’이라는 새 하늘 새 땅, 12지파로 다시 피어나는 중이다. 온 세상이 천국의 기운으로 향기롭다.
성경의 길을 따라 만난 참 하나님과 예수님, 그리고 순교한 선지 사도들의 희생으로 우리는 어느새 성경의 끝자락에 와있다. 이제 나는 고귀한 희생의 길을 걸어오신 예수님과 순교자들을 따르는 산 순교자의 정신으로 ‘만개(滿開)한 천국’을 이 땅에 완성하려 한다. 그분들과 나 사이에 이천 년이라는 세월이 놓여있지만 우리는 다르지 않다. 같은 소망으로 이어져 있다면 남이 아니다. 그들이 걸었던 순교의 길을, 오늘의 내가 새로운 순교의 모습으로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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