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에세이] 양식

[신천지 에세이] 양식

겨울밤, 귤을 까먹으며 엄마의 옛날이야기를 들었다. 60년 전의 보릿고개, 술지개미나 강냉이 그리고 호박풀을 먹으며 지냈다는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었다. 뭘 먹을까 하는 고민이 아니라, ‘먹을 게 있을까’의 걱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던 시절의 이야기는 마치 백 년전쯤이나 되는 것처럼 까마득하게 느껴졌다. 

 전화 한 통이면 30분이 채 안 돼 따듯한 음식이 문 앞까지 찾아오고, 전기밥솥에 물과 쌀만 넣으면 금방 새 밥을 먹을 수 있으니까. “세상이 순식간에 이렇게 변하다니. 정말 좋은 세상이야.” 엄마는 텔레비전에 난무하는 음식 광고들을 보며 나직하게 말씀하셨다.

 1960년이 아니라 2018년을 살아가고 있는 덕으로 우리는 풍족함을 누리고 있다. 지금 누리는 것들은 우리의 앞서 살아간 수많은 사람의 노력의 결과다. 누군가는 ‘내 돈 주고 산 식사는 내 노동의 대가’라고 반론할 것이다. 하지만 이 편안한 세상을 직접 만들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좋은 세상을 만들어 물려준 분들에게 빚진 마음이 있어, 따듯한 밥 한 그릇을 앞에 두고 감사의 기도를 올린다. 좋은 시절에 살게 해주어 고맙습니다, 하는.

  입으로 들어가 몸을 살리는 양식의 풍족함에 대해서도 이토록 고마울진대 하물며 마음으로 들어가 영을 살리는 양식의 풍족함에 대한 고마움이야 오죽할까. 몸이야 100년도 못살건마는 영은 영원한 것이라 하나님께서 주신 영의 양식을 대할 때면 절로 숙연해진다. 

 이 양식을 주시기 위해, 하나님의 6천 년 역사 최고의 산해진미를 먹여주시기 위하여 그동안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던가. 자신을 양식으로 내어주신 어린 양 예수님, 믿음의 증거를 위하여 온 삶을 바친 선지사도들과 순교자들과 그 모든 희생을 감내하시며 모든 약속을 이루신 하나님, 그리고 이 심정을 말씀에 담아 오늘날 영혼의 밥상을 정성스럽게 차려주신 약속의 목자. 그 많은 노고가 이룬 계시록 성취의 말씀을 당연한 듯 먹는 나 자신은 하늘에 큰 빚을 진 사람이구나 깨닫는다. 얼마나 좋은 세상인가. 육의 양식보다 영의 양식을 구하는 일에 더 애를 쓸 수 있는 세상이라서 그리고 구하는 자는 영의 양식을 얼마든지 구할 수 있는 세상이라서.

 그러나 참 이상한 일이다. 몸의 양식이 해결된 세상에서 사람들은 이제 영의 양식에 좀 더 주의를 기울이고 관심을 쏟을 법도 한데 오히려 그 반대인 것 같다. 배가 부르면 하나님을 등진다더니, 입으로 먹는 양식이 풍족하고 육신이 편안한 사람들은 도리어 영의 양식에는 관심이 없다. 그래서 모르는 걸까? 같은 하늘 아래, 신천지를 제외한 세상의 모든 곳에는 영혼의 양식이 없다. 아모스 선지자의 글처럼 ‘양식이 없어 주림이 아니고 물이 없어 갈함이 아니라 여호와의 말씀을 듣지 못한 기갈을 겪으며 허덕인다. 마음이 허하고 영혼이 갈하면 영의 양식을 먹고 마셔야 할텐데, 왜 영혼의 양식을 구하지 않을까? 

 영혼의 양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이 은혜를, 행복하고 감사한 마음을 올 한 해 매 순간 기억하려 한다. 그리고 이 양식의 힘으로 더 큰 나팔 소리를 내련다. 영혼의 기갈 때문에 고통스러운 줄도 모르고 육신에만 매달려 어쩔 줄 모르는 사람들에게 큰 소리로 알려주련다. 신천지교회에 당신이 먹어야 할 양식이 있다고, 당신의 굶주린 영혼이 먹을 양식이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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