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에세이] 2cm 때문에 후회하지 말고
우리 아빠는 가구점 사장님이다.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가구점에서 일을 하셨으니 적어도 30년 베테랑 셀러시다. 한번은 예배가기 전 가게에서 아빠를 기다리다가 손님접대하시는 것을 보았다. 손님은 저번에 보고 갔던 침대를 구입하러 다시 방문한 것 같았다. 아빠는 침대의 크기는 이만큼인데, 손님 집에 2cm가 모자라서 안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나는 생각했다. ‘겨우 2cm인데?’ 손님도 질문한다. “2cm요?”
아빠는 차분하게 설명을 이어갔다. 고작 손가락 한 마디 정도지만, 오가다가 침대모서리에 자주 부딪힐 수 있고, 겨울 이불처럼 두꺼운 섬유는 침대 틈사이로 넣기 어려워져 침대정리가 힘들 거란다. 더 편해지자고 구입하는 건데 생활을 오히려 불편하게 만들면 되겠느냐며, 아빠는 다른 침대를 소개해주었다.
맞는 말이다. 아무리 마음에 쏙 든다 할지라도 그 쓰임새와 크기를 고려하지 않으면 곤란하다. 더불어 가구가 놓이는 자리도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 아무리 깨끗한 가구라도 습한 자리에 놓으면 곰팡이에 금방 더러워지고, 튼튼한 가구라도 기울어진 자리에 놓으면 사용할 때마다 콩콩 바닥을 찧다가 둘 다 망가지기 때문이다. 결국 내게 꼭 필요한 가구를 오래 잘 사용하기 위한 핵심은 바로 가구의 크기와 놓이는 자리인 것이다.
어디 가구뿐이겠나, 성경에도 보면 하나님께서는 이 땅에 하나님의 성전을 건축하실 때 땅의 온전함과 척량(실측)을 중요하게 여기셨다. 모세가 하나님을 모실 장막을 지을 때, 사람들이 모여 있는 진에서 멀리 떨어진 깨끗한 곳에 터를 잡고, 하늘에서 본 하나님 성전의 모양과 형상대로 장막과 기구를 배치했으며, 장막의 크기를 정확하게 척량하여 지은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것은 땅이 오염되어 있으면 장막도 오염되어 거룩하신 하나님이 머무실 수 없고, 또 장막의 크기와 기구의 위치가 잘못되면 완벽하신 하나님의 보좌가 자리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모세의 장막과 예루살렘 성전이 없어진 오늘날, 이제는 차원이 다른 성전이 건축되고 있다. 그동안 하나님은 죄로 오염된 세상에서 살 수 없어 시대마다 장막과 성전에서 잠시 머무르다 가셨지만, 이제는 잠시잠깐이 아니라 영원히 거하실 새 성전을 건축하고 있는 것이다. 하나님의 씨와 예수님의 피와 선지·사도들의 순종으로 세우신 설계도대로. 언젠가 더러워질 불완전한 땅이 아닌, 영원히 하나님과 함께 할 불변의 사람들 위에 말이다.
오늘날보다도 바로 오늘, 이 시대보다도 바로 지금. 하나님께서는 하루하루 날을 꼽아가며 이 땅에 자리할 날을 기다리고 계신다. 장막을 칠만큼 깨끗한지, 장막을 치기에 딱 맞는지 ‘새 언약 이행 시험’으로 12지파 성도들의 마음을 감찰하시고, 믿음의 분량을 척량하시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가구도 2cm가 모자라면 들여놓을 수 없는데 영원히 하나님을 모실 성전이 2명이던, 2점이던 조금이라도 부족해서야 되겠는가? 때 놓치고 후회 말고, 하나님이 내 마음에 딱 자리하실 거룩한 땅이 되도록 더욱 분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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