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천지에세이

[신천지 에세이] 양식 [신천지 에세이] 양식 겨울밤, 귤을 까먹으며 엄마의 옛날이야기를 들었다. 60년 전의 보릿고개, 술지개미나 강냉이 그리고 호박풀을 먹으며 지냈다는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었다. 뭘 먹을까 하는 고민이 아니라, ‘먹을 게 있을까’의 걱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던 시절의 이야기는 마치 백 년전쯤이나 되는 것처럼 까마득하게 느껴졌다. 전화 한 통이면 30분이 채 안 돼 따듯한 음식이 문 앞까지 찾아오고, 전기밥솥에 물과 쌀만 넣으면 금방 새 밥을 먹을 수 있으니까. “세상이 순식간에 이렇게 변하다니. 정말 좋은 세상이야.” 엄마는 텔레비전에 난무하는 음식 광고들을 보며 나직하게 말씀하셨다. 1960년이 아니라 2018년을 살아가고 있는 덕으로 우리는 풍족함을 누리고 있다. 지금 누리는 것들은 우리의 앞서 살아간 .. 더보기
[신천지 에세이] 2cm 때문에 후회하지 말고 [신천지 에세이] 2cm 때문에 후회하지 말고 우리 아빠는 가구점 사장님이다.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가구점에서 일을 하셨으니 적어도 30년 베테랑 셀러시다. 한번은 예배가기 전 가게에서 아빠를 기다리다가 손님접대하시는 것을 보았다. 손님은 저번에 보고 갔던 침대를 구입하러 다시 방문한 것 같았다. 아빠는 침대의 크기는 이만큼인데, 손님 집에 2cm가 모자라서 안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나는 생각했다. ‘겨우 2cm인데?’ 손님도 질문한다. “2cm요?” 아빠는 차분하게 설명을 이어갔다. 고작 손가락 한 마디 정도지만, 오가다가 침대모서리에 자주 부딪힐 수 있고, 겨울 이불처럼 두꺼운 섬유는 침대 틈사이로 넣기 어려워져 침대정리가 힘들 거란다. 더 편해지자고 구입하는 건데 생활을 오히려 불편하게 만들면 되.. 더보기
[신천지 에세이]자연,생명이신 하나님을 만난다 [신천지 에세이]자연,생명이신 하나님을 만난다 입하(立夏)도 지나고 여름으로 들어선 계절. 계절이 오가는 것을 보면 참 신비롭다. 사계절이 비교적 뚜렷한 나라에 살고 있는 것이 새삼 감사하다. 특히 겨우내 얼었던 대지가 따뜻한 봄기운으로 만물이 싹을 틔울 때면 더욱 자연의 경이로움에 감탄치 않을 수가 없다. 갓 머리를 내민 새싹들이 봄비를 맞고 하루가 다르게 초록빛으로 물드는 것을 보면 이 모든 것을 만드신 창조주 하나님의 솜씨가 놀라울 따름이다. 4월부터 회사일로 경기도 양평을 오가는 일이 많았다. 서울에서 올림픽대로를 타고 미사리를 거쳐 양평으로 가는 길은 드라이브 코스로도 유명한데 그 길을 한 달 반가량 넘나들면서 어느 때보다 계절이 오고감을 실감했다. 4월 초순만 해도 황무지나 다름없던 산천이 중.. 더보기
[신천지 에세이]편견없는 삶 ,존중하는 삶, 성숙한 삶. [신천지 에세이]편견없는 삶 ,존중하는 삶, 성숙한 삶. 수영장에 들어간 아이들을 보기위해 엄마들은 창가 쪽으로 모여 앉았다.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선생님께 배우는데 아이들의 포즈는 제각각. 돌고래처럼 물속으로 쑤욱 들어갔다 빠른 속도로 쭉쭉 팔을 뻗어 폼 나게 수영하는 아이들도 있고 폼이 어설퍼서 웃음이 나오는 아이들도 있다. 그런데 폼 나게 잘하면서도 엄마들 사이에서 구박을 받는 아이가 있다. 그건 바로 7살 우진이. 오늘은 앞서가는 진혁이 다리를 붙잡았다. 아줌마들의 표정은 순식간에 일그러졌고, 그 아이를 겨냥한 수다가 시작되었다. 진혁엄마는 탈의실 밖으로 나온 우진이를 재빠른 손짓으로 불러 의자에 앉혔다. 차가운 공기가 그곳을 덮쳤다.- “너 왜 진혁이 발을 잡아 당겼어? 그러지 마. 또 그러면.. 더보기
[신천지 에세이] 개떡과 찰떡 [신천지 에세이] 개떡과 찰떡 낙서의 주인공들은 저마다 어른이 되어가고 있겠지. 그러나 이 말만은 고쳐야겠다. ‘세상에 변함없이 맞는 말은 없을 거야.’ 있으니까 말이다. 변함없이 맞는 말은 진리고 진리의 가치는 불변에 있다. 진리는 어떤 것이 있을까? ‘모든 물체는 땅으로 떨어진다.’ 만유인력의 진리다. ‘굶으면 죽는다.’ 맞다. 이렇게 찾을 게 아니라 진리만 집단으로 모여 있는 곳이 없을까? 성경전서가 있다. 하나님의 말씀은 태초부터 지금까지 불변의 진리뿐이다. 그러나 말씀을 담은 성경이 출판사마다 다르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우리 일반인의 책이라도 출판사마다 다르다면 천하호통을 쳐서 거둬들일 것이다. 하나님의 마음은 어떠하시겠는가. 2014년 염수정 추기경님의 취임 일성은 ‘나만 옳다고 쌓아올리는 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