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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신천지/최선의 성군

[신천지로 오는 길] 진리 앞에 사제생활 27년과 신천기 27년을 맞바꾼 한 신부님 이야기(1)


[신천지 오는 길]


"진리의 말씀 없이 살아온 내 사제 생활이 잘못된 것이다!"


-진리 앞에 사제생활 27년과 신천기 27년을 맞바꾼 한 신부님의 이야기 (1)








저는 신앙이 없는 가정에서 5형제 중 셋째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생을 바치는 삶을 꿈꾸어 오다가

가족들보다 먼저 가톨릭에 입문하여 사제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우선적으로 전도해야 할 가족들에게 신앙을 심기까지

14일도 아닌 14년이라는 세월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신학교에서 요구하는 흠 없는 조건을 모두 갖춘 뒤,

그제서야 사제의 길을 걸을 수 있었습니다.

 

세상 속에서 치마 입은 남자를 보기란 그리 흔치 않습니다.

세상의 모든 삶을 절제하며, 청빈, 정결, 순종의 절대적인 옷을 입고

소위 한 인간의 젊음과 열정을 깡그리 바쳐

독신으로 살고자 서약하는 사람이 바로 가톨릭의 사제입니다.

 

저에게 있어 사제의 길이란

소외된 사람들의 편에서 진리를 추구하는

특별한 성소의 길이었습니다.

 

사제가 되어 13년 동안 거리아이들과 함께 했고

고국에 돌아와 본당 사제로서의 사목을 마친 후

6년 동안 걸인들과 살며 새로운 꿈을 계획하던 저는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커다란 도움이 되는

그런 좋은 소식의 만남을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예비 된 만남은

형수님과 막내 동생에 의해 기대했던 것과는 전혀 다르게 시작되었습니다.

 

어느 날

형수님은 저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씨를 알면 세상욕심이 없어진다'는 것입니다. '천국이 보인다'는 것입니다.

'참 하나님을 만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가지에 풍성한 잎사귀가 되어야 성령이 날아와 그곳에 보금자리를 만든다'

는 것입니다.

 

기대했던 만남에서는 빗나갔지만

이러한 성경풀이가 저에게는 아무런 거부반응 없이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초교파적이라 누구나 공부할 수 있고

절에서 스님도 와서 공부한다는 형수님의 말에

의심 없이 아주 단순명료하게 공부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결국 그 받아들임이,

저의 수도 성직자 생활 27년과 신천기 27년을 맞바꾸는 일이 될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습니다.

 

또한 진리의 말씀으로 거듭 나기위해 사제관을 떠나야 하는 선택의 길에,

뼈아픈 결정을 했던 날도,

우연찮게 제 아버님 기일이었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저는 곧바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다시 재현할 수 없는 '놀렐루야!' 입니다.

그 이유는 교사와의 만남이 사제관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말씀의 참뜻이 하나하나 풀어질 때마다 충격과 놀라움에

눈물이 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지금까지 희생과 봉사 안에서 매일 거룩하게 미사를 거행하며

빵과 포도주가 살아계신 예수님의 몸과 피로 변화되어

많은 영혼들이 구원되기를 간절하게 열망했습니다.

또한 수많은 사연들을 가져와 고백하는 신자들에게 고백성사를 주며

그들의 죄가 사해지도록 사죄경을 외우고

그것이 구원의 길 인양 살아왔던 삶인데,

이 모든 것이 그림자요 참형상이 아니라니!

 

아무리 말씀이 진리라지만

가톨릭의 오랜 전통을 이렇게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들다니!

너무나 통탄할 일이라 허탈한 웃음만 나왔습니다.

 

‘신의 생각과 사람의 생각이 이렇게 차이가 나며,

신의 길과 사람의 길이 이렇게 다르단 말인가?’

 

하지만 내 영이 말씀으로 거듭 나서 이렇게 쨍하고 해 뜬 날은 처음이었습니다.

내 안에 있던 것은 ‘사람의 계명’뿐이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고

진리 앞에 나 자신을 내려놓으니 예전엔 느끼지 못했던

진정한 내적기쁨을 맛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사제관에서 공부하던 어느 날,

한 수녀님이 눈치를 챈 모양이었습니다.

“신부님! 복도에서 개신교식 기도소리가 들리던데요!”

라며 의심의 눈초리로 물었고,

저는 당혹스러운 마음을 감추며 영성심리학을 공부한다는 말로

난처한 상황을 간신히 모면했습니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