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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 과세’ 막바지 진통… 수백억 혈세 투입할 수도

‘종교인 과세’ 막바지 진통… 수백억 혈세 투입할 수도






정부가 내년부터 시행하는 종교인 과세의 세부적인 기준안을 마련하면서 수십 년을 이어온 종교인을 대상으로 하는 납세 논란이 종착역을 향해 달리고 있다. 그러나 일부 종교인들과 정치권이 한목소리로 세무사찰 금지와 근로장려금(EITC, 일하는 저소득층에 주는 지원금)을 요구하고 있어, 또 다른 성역·특혜 논란의 불씨가 되고 있다.


납세 대상도 약 23만명 가운데 실제 납세자는 4~5만명에 그쳐, 세수는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근로장려금 대상자는 최소 1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여, 세수가 도리어 마이너스가 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종교인 세부 과세기준안을 마련한 기획재정부는 이달부터 불교와 개신교 등 각 종단에 자료 배포와 의견을 수렴 중이다. 종교계는 대체로 수용하는 반면 개신교 내 보수성향의 일부 단체와 교단들은 여전히 종교인 과세를 반대하고, 2년 추가 유예를 요구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배포한 종교인 세부 과세기준안에 따르면 종교인이 매달 또는 정기적으로 받는 사례금 등은 과세 대상이 된다. 종교인이 심방을 할 때 받는 비용이나 결혼식 주례, 학교 강의 등으로 받는 사례비는 과세 대상에서 제외할 계획이다.


과세기준안을 들여다보면 종교인의 생활비와 사례비, 상여금, 격려금, 공과금, 사택공과금, 건강관리비, 의료비, 목회활동비, 사역지원금, 연구비, 수양비, 도서비 등은 모두 세금을 부과하는 대상이다. 그러나 목회활동비와 사역지원비, 접대비 등 실제 지출한 비용에 관련한 정산이 증명될 경우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기재부는 성직자가 사는 사택과 관련해선 종교단체가 직접 소유하거나 임차해 제공하면 비과세 방침이다. 반면 현금으로 주거비를 지원하는 곳은 세금을 매길 예정이다. 소유 차량을 이용하는 종교인에게 제공되는 유지비가 20만원 이하일 경우 비과세다.


정부는 기존부터 밝혀왔듯이 종교인에게 근로소득세와 동일한 세율(올해 6∼40%)을 적용하되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필요경비를 인정할 방침이다. 연소득 2000만원 이하는 소득의 80%를 필요경비로 자동 공제하고, 2000만∼4000만원 이하 구간에서는 1600만원(2000만원 이하 구간)에 더해 2000만원 초과분의 50%(최대 2600만원)를 공제한다. 4000만∼6000만원 구간은 최대 3200만원, 6000만원 초과 구간은 3200만원에 더해 6000만원 초과분의 20%를 공제하기로 했다. 종교인 과세기준안은 다음 달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종교인 세수 최대 200억인데 지원금 1000억?


과세 당국은 전체 종교인(목사, 스님, 신부 등) 23만명의 약 20%인 4만 6000명이 과세 대상이다. 세수는 연간 100억~2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8월 종교인 과세 2년 추가 유예 입법안을 발의했던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등 여야 의원은 “무속인들도 사업소득자로 근로장려세제를 적용받는다. 종교인에게 적용하지 않는 것은 헌법 위반”이라는 주장을 피면서, 종교인의 근로장려금(EITC) 혜택을 요청하고 있다.


실제 종교인 대다수가 미자립 상태에서 종교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소득이 낮은 종교인을 대상으로 근로장려금이 지급될 경우 막대한 세금이 지원될 것으로 보인다. 과세 당국에 따르면 근로장려금은 가족 재산이 1억 4000만원 미만이고 연소득이 맞벌이 2500만원, 외벌이 2100만원 미만이면 받는다. 해마다 맞벌이는 최대 250만원, 외벌이는 최대 200만원을 현금으로 지원받을 수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13년 추산(종교인 대상)에 따르면 개신교 교역자 약 8만명이 근로장려금 대상이며, 이들에게 연간 730억원 이상이 들어갔다. 종교인 전체로 확대하면 최소 10만명이 1000억원 이상의 세금 혜택을 받는다. 정부가 종교계의 요구 사항을 들어줄 경우 세수는 약 200억원인 반면, 세금 지원은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돼 또 다른 논란이 예상된다.


◆보수 개신교 ‘2년 유예’ 국회 요청키로


수백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지원받는 데도 개신교 보수성향의 단체와 교단들은 세무사찰의 후폭풍을 우려해 종교인 과세를 반대하고 있다. 일부에선 준비 기간이 더 필요하다며 2년 추가유예를 요구한다. 종교인 과세 반대를 외쳐온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교회연합은 지난 14일 김동연 부총리와의 면담에서 “준비가 부족해 반드시 2년 유예해야 한다. 종교인 또는 종교단체를 대상으로 한 세무사찰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보수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총회도 지난 20일 정기총회에서 ‘종교인 과세 2년 시행 유예’를 국회에 건의하기로 결의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이다. 예장합동 목회자납세문제대책위원장 소강석 목사는 총회대의원들에게 보고서를 보고했고, 이후 총대들은 종교인 과세 2년 유예를 교단차원에서 결의했다.


또한 소 목사는 이날 발언 중 “교회에 세무조사가 들어올 수 있다. 지금 웃고 있을 때가 아니다”며 “내년부터 장부를 두 개 만들어야 한다”고 말해 파문이 일었다.



이중장부 논란이 확산하자 소 목사는 곧바로 해명하고 나섰다. 교회개혁실천연대에 따르면 소 목사는 “이중장부를 만들라는 것이 아니라, 교회재정 장부와는 별도로 목회자 사례비 장부를 만들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목회자의 돈과 교회재정은 별도라며 “애초에 두 개의 장부를 만들면 교회재정을 불투명하게 운영할 필요가 없다. 투명한 교회재정 운영과 목회자의 성실한 납세면 해결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내년 6월 지방선거의 표심을 의식한 정치권이 종교인 반발을 고려해 종교인 과세를 유예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 가운데 정부가 어떠한 해법을 제시할지 관심이 크다. 10월 정기국회에서 이를 둘러싼 종교인 납세 논란이 재현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자료 출처]

http://www.newscj.com/news/articleView.html?idxno=4516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