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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신천지/하늘나팔소리

[신천지 말씀대성회 후기] 이단이라는 생각을 지우게 했던 신천지 말씀대성회

[신천지 말씀대성회 후기]

이단이라는 생각을 지우게 했던 신천지 말씀대성회







무슨 말부터 써야할지 모르겠다.
어떻게 해야 이 전율을 전할 수 있을지.


오늘 아침도 나에게는 어제와 똑같은 일상이 시작이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긴 주일을 지내고온 월요일.
요새는 기도를 하고 나서도 마음 한구석이 늘 불편했다.
기도가 너무 짧은가?
이번 주에는 금요철야라도 가서 시간 잡아 기도를 드려야겠다.
그렇지 않으면 한주일 동안 회사에게 치인 나의 스트레스를 풀 길이 없다.


그런데
오늘 저녁에 참석했던 신천지 말씀대성회!
나의 16년의 신앙생활을 뒤흔들고도 충분했다.


처음 회사 신우회 큐티를 하던 동료가
신천지 말씀대성회를 가보고 싶다고 했을 때 나는 펄쩍 뛰며 말렸다.
"신천지는 이단이야!
교회를 사칭해서 돈을 목적으로 사기를 치는 사이비종교라고
가 봤자 다단계처럼 돈을 뜯어내게끔 세뇌교육을 할 것이 틀림없어."
이렇게 말했다.
말해 놓고도 사실 마음 한 구석이 찜찜했다.


옛날에 어떤 이단교회 사람이
'에덴동산에 있던 두 나무는 실제로 사과나무와 감람나무'라고
증거를 찾아 보여 주겠다고 한 적이 있었다.
두고두고 웃고 있는데, 신천지도 그런 터무니 없는 내용이나 떠들겠지 생각했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교회에서 친하게 지내는 집사님이 또 신천지 말씀대성회를 같이 가보자고 했다.
이 때는 말릴 생각이 나기도 전에 너무 놀랐다.
'왜 이렇게 사람들이 신천지를 궁금해하지?'


그렇게 '신천지'와 연관된 몇 번의 사건을 통해
나는 무서움 반 호기심 반으로
그 말 많은 대성회인가 뭔가에 직접 찾아가게 되었다.


무슨 사람이 이렇게도 많은지...
입구부터 사람이 어찌나도 꽉 들어 찼는지.
덜컥 겁이 나서 같이 온 집사님과 "무슨 일 있으면 서로 붙잡아주자"고 다짐하는 함편,
'설마 이 사람들이 다 세뇌되기는 힘들겠네...'하는 안심되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장내에 있는 사람들이 다 신천지 사람인지,
혹시 우리 교회에서 온 사람이 있는지 두리번거리는 사이에
설교가 시작되었다.


"아니, 저 사람은...'
신천지 총회장이라고 소개하고 설교를 하는 사람은
내가 알고 있던 이단 교주의 모습이 아니었다.
정말 나이도 많고... 키도 작았다.
할아버지였다!


'이단치고는 소박하다'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관중이 많은지라
'혹시 누군가 이단아니냐며 야유를 보내면 그때 빠져나가야겠다'
라는 생각으로 초집중해서 들었다.


그런데 들으면 들을수록...
희한하게도 설교내용은 성경에 있는 내용 그 자체였다.


설교제목 "두가지 씨와 추수"
본문성구 마태복음 13장 37-39절.
자, 질문해보자.
이 본문의 두 가지 씨의 비유는 예수님이 왜 말씀하신 것일까?


나는 솔직히 몰랐다
아리송하긴 했어도 좋은 뜻이 있겠지, 하고 넘어간 말씀이었다.


설교에 따르면 이 두 가지 씨의 이야기는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일맥상통으로 쭉 이어지는 스토리였다!
창세기의 에덴동산의 두 그루의 나무로 갔다가,
에스겔의 예언을 거텨 예수님의 씨뿌리는 새 일,
그리고 계시록의 포도주 나는 나무와 생명나무까지 이어지는데 정말 놀라웠다.


"아멘!"  "아멘!"
여기저기서 아멘의 목소리가 커졌다.
씨가 자라서 추수 때가 되는 것이 예수님이 말씀하신 말세의 때라고,
추수 때가 오는 데 언제올까요? 라며 해와 달과 별이 떨어지는 일까지 이야기 하시는데,
또 놀랐다.
마태복음 24장과 계시록 14장의 이야기로 이 말씀이 이렇게 연결이 되다니!
사람들이 박수를 일어서서 치는데 나도 일어날 뻔 했다.


아직도 나는 얼떨떨하다.
오늘 본 신천지의 모습은 사기쳐서 돈을 뜯어갈 것 같은 이미지는 어디에도 없었다.
성경 말씀대로만 증거하겠다고 하는 신천지 강사의 말은
설교 내용을 듣고 나니 '과연 그래서 자신있었구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지금도 설교 중 나온 성구들을 다시 찾아보고 묵상하는데
다시 한번 전율이 오른다.
처음 볼 때는 그렇게 이단같고 무섭더니
지금은 혹시 신천지가 맞으면 어쩌지..하는 생각이 든다.
아, 나 진짜 괜찮은 거니...?


후속교육을 받겠다고 연락처를 남기고 나서 돌아오는 길,
같이 간 집사님 또한 조용하다.
설교 중 받아적은 노트를 들고가서 집에 가서 확인해 보겠노라고
둘이서 다짐하고 오는 길이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았다.


왜?
16년 전 아버지에게 머리채까지 잡혀가며 지켜왔던 나의 신앙.
아침마다 빠짐없이 기도하고 주일은 하루종일 교회에서 살다시피 했는데,
실상은 허한 나의 신앙의 모습.
나의 기도가 짧아서 부족한 것 같아서 마음이 허했던 것이 아니라,
나의 믿음이 하나님의 말씀은 하나도 없이 알량한 내 자존심만 그 안에 있기 때문이었다.


예수님이 다녀가시고 2천년이 지난 오늘,
내 마음 가운데는 천국의 씨가 자라고 있을까,
아니면
마귀의 가라지가 자라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