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2/03 썸네일형 리스트형 [신천지 에세이] 양식 [신천지 에세이] 양식 겨울밤, 귤을 까먹으며 엄마의 옛날이야기를 들었다. 60년 전의 보릿고개, 술지개미나 강냉이 그리고 호박풀을 먹으며 지냈다는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었다. 뭘 먹을까 하는 고민이 아니라, ‘먹을 게 있을까’의 걱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던 시절의 이야기는 마치 백 년전쯤이나 되는 것처럼 까마득하게 느껴졌다. 전화 한 통이면 30분이 채 안 돼 따듯한 음식이 문 앞까지 찾아오고, 전기밥솥에 물과 쌀만 넣으면 금방 새 밥을 먹을 수 있으니까. “세상이 순식간에 이렇게 변하다니. 정말 좋은 세상이야.” 엄마는 텔레비전에 난무하는 음식 광고들을 보며 나직하게 말씀하셨다. 1960년이 아니라 2018년을 살아가고 있는 덕으로 우리는 풍족함을 누리고 있다. 지금 누리는 것들은 우리의 앞서 살아간 .. 더보기 이전 1 다음